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게임 소프트웨어

마메는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을까요?

by 솔로몬의 악몽 2026. 1. 7.

 

밥 먹다가도 손 멈추게 되는 이야기: MAME는 왜 만들어졌나

“그냥 에뮬이 아니었습니다.” 오락실 시대를 붙잡아 둔 집요한 기록.

아 이거는요… 게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이야기입니다.

보통은 “아 마메?” 하고 끝나죠. 근데 이게요, 알고 보면 진짜 사람 냄새 풀풀 나는 프로젝트예요.

이건 단순한 프로그램 소개가 아니라, 사라질 뻔한 한 시대를 어떻게든 붙잡아두려던 덕후들의 기록입니다.


오락실이 사라지던 시절, 한 사람이 느낀 위기감

이야기는 1996년으로 돌아갑니다. 주인공은 이탈리아 개발자 니콜라 살모리아.

이 분이 대기업 CEO도 아니고, 유명 게임 회사 사람도 아니었어요. 원래는 소프트웨어 유틸리티 개발하던 개발자였습니다.

근데 이 사람이 팩맨을 정말 좋아했어요.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… 오락실에서 팩맨을 보기 어려워지기 시작한 겁니다.

포인트

“그럼 콘솔판 하면 되지”가 아니라는 거예요. 아케이드 원작을 해본 사람들은 압니다. 이식판은 느낌이 달라요.

그래서 이 사람이 든 생각이 이거예요.

“이러다 진짜 팩맨 원본은 영영 못 하게 되는 거 아니야?”

이 생각 하나로 직접 기판을 구합니다. 그리고 롬을 추출하고 무력화시키고, 컴퓨터에서 돌아가게 만드는 데 성공해요.

이게 바로 MAME의 시작입니다. 처음 이름은 Multi-Pac. 이름부터 “팩맨 보존 프로젝트”였던 거죠.

 


블로그에 올렸을 뿐인데… 일이 커져버림

니콜라는 이 팩맨 에뮬 버전을 그냥 자기 블로그에 올려버립니다.

여기서부터 일이 터져요. 아케이드 팬들이 몰려옵니다.

  • “이거 진짜 오락실이랑 똑같다”
  • “갤러그도 가능하냐”
  • “남코 게임은?”
  • “세가 것도?”

결국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게 됩니다. 그래서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전환.

전 세계에서 개발자들이 모였고, 어느 순간 참여 인원이 100명을 훌쩍 넘게 됩니다. 프로젝트 이름도 Multi-Pac에서 MAME(Multiple Arcade Machine Emulator)로 바뀌죠.

이때 개발자 커뮤니티가 목적을 명확히 합니다.

 

“초기 아케이드 게임 역사의 실용적인 증거를 제공한다.”

이 문장, 되게 묵직합니다. “불법으로 돌린다”가 아니라 역사를 보존한다는 선언이었거든요.


왜 굳이 이렇게까지 하냐고요?

이 시점에서 질문이 나옵니다. “애플2, MSX 같은 컴퓨터로 이식된 게임도 많은데 굳이?”

이때 MAME의 핵심 개발자 중 한 명인 에런 자일스가 한 말이 진짜 명언입니다.

“8비트 이식판이 혼자 하는 독주회라면, 아케이드 원작은 오케스트라다. 차원이 다르다.”

사운드, 입력 반응, 타이밍, 화면 전환… 오락실 감성은 이식판으로는 안 됩니다.

 


마메가 ‘그냥 에뮬’이 아닌 이유

겉으로 보면 “그냥 CPU 흉내 내는 거 아니야?” 싶죠. 근데 실제로는 게임마다 아키텍처를 재창조하는 수준이었습니다.

개발자들은 기판을 구한 뒤 리버스 엔지니어링으로 노하우를 공유했고, 남코 → 세가 → 코나미 순으로 롬을 분석해 나갑니다.

심지어 은퇴한 원작 개발자들이 도움을 준 사례도 있었다고 해요. 이건 진짜… 게임 역사 덕후들 심장 쿵 하는 대목입니다.

처음엔 C 언어로 시작했지만 규모가 커지며 C++로 전환됩니다.

  • 객체지향 설계로 자잘한 버그 수정이 쉬워짐
  • 사운드/GPU 등을 클래스화해 재사용 및 업데이트가 수월해짐
  • 전체적으로 에뮬레이션 정확도가 크게 향상

결과는요? 유명 게임이라면 웬만한 아케이드 광팬이 아니면 차이를 못 느낄 수준까지 도달합니다.


돈이 들어오자, 오히려 멈췄다

전 세계가 MAME를 쓰기 시작하면서 인지도가 수직 상승합니다. 사이트 광고 수익도 엄청났죠.

근데 여기서 놀라운 결정을 합니다. 모든 광고를 제거합니다.

이유는 단 하나. “초기 취지와 맞지 않는다.”

요즘 기준으로 보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죠. 하지만 MAME는 처음부터 끝까지 ‘돈’보다 ‘보존’이 우선이었습니다.


불법 상업화와 라이선스 문제

또 하나의 문제가 생깁니다. 중국과 대만 회사들이 MAME를 넣은 게임기를 불법 판매하기 시작한 겁니다.

개발자들은 여러 경로로 항의했지만, 묵묵부답인 경우가 많았고… 결국 MAME 팀은 자체 라이선스를 만들고, 위반 시 법적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경고문을 추가합니다.

한 줄 요약하면 이거죠.

“누구나 쓰되, 장사에는 쓰지 마라.”


니콜라 살모리아의 말이 모든 걸 정리합니다

초기 프로젝트를 만든 니콜라 살모리아는 이렇게 말합니다.

“요즘 세대에게는 촌스러운 음악과 우스꽝스러운 그래픽으로 보이겠지만,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게 오락실 게임을 컴퓨터 화면에서 똑같이 재현한다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.”

팩맨이 자기 컴퓨터에서 플레이 가능한 수준으로 재현됐을 때의 장엄함, 그 감정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해요.


한 줄 정리

MAME는 그냥 “게임 돌리는 프로그램”이 아닙니다.

사라질 뻔한 오락실의 시간을 어떻게든 붙잡아 두려던 사람들의 집요한 기록이에요.

다음에 마메 켜서 팩맨이든, 갤러그든, 메탈슬러그든 하나 돌리게 되면요. 잠깐 멈추고 이런 생각 한 번 해보세요.

“이거… 누가 그냥 만든 게 아니구나.”

이런 이야기 알고 하면 게임이… 진짜 더 맛있습니다.

팩맨게임기
팩맨 게임기